학교 분위기가 이상하다
뻘짓 2008/11/30 22:22 |수능이 끝나고 이제 3학년은 사실상 학교에서 하는 게 없다. 앞으로 대충 350일간은 학교가 우리를 중심으로 돌아갈 거잖아. 근데 기말고사랑, 중요한 겨울방학을 앞둔 지금 도대체 왜 이런 문제가 생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문과 애들이 방학 보충을 빠지겠다고 한 데서 문제가 시작됐음. 문제는 그 애들이 상위권인데, 자습을 따로 칸막이 쳐진 자습실에 모아서 시키는 그룹에 든 애들 중에서도 상위권인 애들이라는 거지. 학년 전체에서도 1등인 문과 탑도 불려가서 한참동안 설교를 들었다는데, 어쨌든 불만은 있어도 방학때 수업은 듣겠다는 것 같지만 다른 애들은 그래도 못듣겠다는 것 같아. 걔네들도 몇 번씩 불려갔고, 보수적인 선생님이랑 학생들에 찬성하는 선생님이랑 논쟁까지 있었다는 것 같다.
애들은 차라리 독서실에 다니거나 하면서 인강을 듣겠다고 하는데, 선생님들은 그냥 막무가내로 이 중요한 시기에 수업을 안 듣는다니 뭔 소리냐는 반응이야. 근데 그게 또 문과 애들만 그런 게 아니거든? 나도 마찬가지고 이과 애들도 지금 학교 수업에 불만 존나 많다. 금같은 방학때 도대체 하루에 몇 시간씩을 버리라는 거냐고. 그래도 문과보단 덜한 건 방학 보충때 선택 미적이랑 과탐II 과목때문에 어느정도 학교에 묶여 있어서 그런 건데, 그것도 차라리 인강을 듣고싶다고들 함.
방학 보충은 선택제로 함. 저번 여름방학때는 7교시 중 5교시 이상 의무선택이고 2시간은 자습을 할 수 있었는데, 고3을 앞두고 오히려 수업을 늘여서 6교시를 하면서 절대로 한 교시도 빠지지 말란다. 이게 또 오늘 우연히 들은 말이 있는데, 진위여부는 어떻더라도 기분이 묘했다. 애들 카더라 통신에서는 어느 선생님 수업이 어떻더라 하는 걸 모르는 게 없음. 그래서 한 선생님 수업이 선택자 수가 별로 없어서 폐강됐는데, 마누라한테서 방학때 왜 수업 안 나가냐고 바가지를 긁혔대. 물론 그대로 말하진 않았겠지만 그런 영향도 없었다고 할 순 없는듯. 그리고 수강자 수에는 그 선생님의 자존심도 걸려있을테니.
그런데 그런 것때문에 애들 나름의 효율적인 공부를 못하게 하겠다는 거면 어이가 없다. 선생님들의 자존심과 권위가 학생들 장래에 영향을 미칠 성적보다 중요하단 건가? 선생님은 맡은 학생이 성적이 떨어져도 책임을 안 진다. 물론 이건 당연하지. 근데 맡은 반에서 서울대 합격생이 나오면 보너스가 장난 아니란다. 설대 갈 만한 애 챙겨가는 것만 중요한 것 같다. 애들 원서질보다는 입시 끝난 후의 여행 같은 데 더 관심을 쏟는다는 것 같더라.
교사로서 학생들 학력 신장보다 더 중요시해야할 게 그런 건가?
차라리 인강을 듣겠다는 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수업의 질이 좋으면 이정도는 아니었을 거다. 사립인데 대부분 정년퇴임이 오늘내일 하는 선생님들이라 의욕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얼마나 수업이 별로면 졸업한 선배들이 버스에서 만나도 인사도 안 하는 선생님도 있다는데. 실력이 아닌 다른 무언가, 예컨대 종교같은 걸로 채용됐다는 소문이 있는 선생님도 있고. 게다가 신규 채용을 해서 경력을 쌓고 물갈이도 돼야 하는데, 지금 학교는 그저 전성기때의 영광만 뒤돌아보면서 선생님들 정퇴하시면 학교도 같이 정퇴하겠다는 것 같아.
지금 학교 대들보가 많이 썩어있는 거 알고 비판적인 선생님들도 분명 몇 분 계시긴 한데 개선을 해나갈 수 있을 정도가 안 됨. 수업에 오래 붙잡아 놓으라는 게 교감의 입장이기도 해서. 그리고 우리 학생들은 수업 질이 안 좋다 어떻다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기도 힘들지. 선생님들한테 찍히는 건 우리가 제일 겁나는 거니까... 게다가 우리 입장 이해하는 선생님 수업때라도 함부로 그렇게 말을 하기가 힘들다. 수업을 들을 바에 자습을 하는 게 낫다 이런 소리 했다가 '저새끼 우월감 쩐다' 뭐 이런식이든가 안 좋은 소문 퍼지면 그것도 또 학교 생활 힘들게 될 위험이 있고. 그런 거 조심한다고 누가 뭐라 해도 별 수 없음. 뭐때문에 성적에 매달리고 있는 건데...
학교 상황이 여러모로 심각한데, 그저 방학 보충을 안 듣겠다니까 그저 공부 포기하겠다는 소리 들은 듯한 반응만 보이니 답답할 따름이다. 보수적이고 고지식해서 말도 안 통한다는 불만만 계속 쌓일 뿐이지. 우리도 나름 성적에 애착이 있는데, 우리 선택을 좀 존중해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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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진짜 방학 보충은 거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지.
예전에 친한 선생님들한테 물어보면 자기들도 보충 효율성없는 건 자각하고 있더라.
근데 선생들은 나름 페이가 걸린거고,위에 써놓은대로 자존심 문제도 있고.
아마 선생들은 절대 양보 안할거다. 선생이랑 학생이랑 싸우면? 무조건 학생이 져.ㅇㅇ
나도 보충빠지고 싶었는데 못 빠진 이유가 찍힐까봐 그런것도 있었고. 까놓고 불이익 받거든.
그래서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보충은 듣는데 그시간에 그과목 공부를 자습하는게 나은거 같다.
선생들도 자기과목 자습하는거라면 눈감아주거든. 물론 개중엔 아닌사람도 있지만 드물어.
보충때 보통 선생들이 기선제압을 하려고 세게 나오는데 뭐 씹어주면 되고.
여하튼 눈치껏 자습하는게 제일 나을거야.
블로그 먼지좀 걷어냅니다.
솔직히 학교수업 꼴이 어떻지 뻔한데 억지로 시키는거 장애짓.
흠... 고3이 제일 중요한 시기일텐데 저렇게 하면 -ㅅ- ;
무엇 하나 좋을 게 없는 상황이네. =_=;
열공해라